합스부르크 가문의 사람들이 600년에 걸쳐 수집한 특별한 수집품을 직접 볼 수 있는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전시에 다녀왔다. 오스트리아의 왕이자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 유럽을 호령한 이들이 자신만의 철학과 예술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특색 있는 수집품을 남겼는데, 그중 디에고 벨라스케스 <흰 옷을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 피터르 파울 루벤스 <주피터와 머큐리를 대접하는 필레몬과 바우키스>, 얀 브뤼헐 1세 <꽃다발을 꽂은 파란 꽃병> 등 빈 미술사 박물관 대표 소장품 96점을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유럽 역사의 중심에서 문화와 예술을 한결같은 애정으로 동시대를 풍미한 특별한 가문 '합스부르크'와 그들의 매혹의 걸작을 만날 수 있는 전시 방문 후기이다.
전시명: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방문일: 2022.12.18.(일) 오후 4시 (인터파크 티켓 사전 예매 이용)
관람 시간: 2시간 소요
전시 기간: 2022.10.25.(화) ~ 2023.03.01.(수)
입장권: 17,500원
관람 시간: 월, 화, 목, 금, 일 10시 ~ 18시 / 수, 토, 10시 ~ 21시
(30분 단위로 회차 구분, 전시 관람 제한 시간 없음. 단, 퇴장 후 재입장 불가)
합스부르크 전시의 경우 자원봉사 및 큐레이터의 해설이 없다. 전시 현장에서 오디오 가이드 기기를 대여하거나 Guide On(가이드 온) 스마트폰 어플 내에서 유료로 다운로드하여 해설을 들을 수 있다. 가격은 둘 다 모두 3,000원이다. 다만, 현장에서 기기(+이어폰) 대여 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하고, 스마트폰 어플을 활용할 경우 개인 이어폰을 챙겨야 한다.
전시 예매 시 관람 일자와 관람 회차 시간을 지정하게 되어 있다. 회차는 30분 단위로 구분되어 있으며 오후 4시를 예약했을 경우 4시 ~ 4시 30분 사이에 입장이 가능하다. 4시 이전이나 4시 30분 이후에는 입장 불가라고 하니 예약 시각을 잘 맞춰 입장해야 한다.
현장 예매의 경우 매표소 오픈 시 모든 회차의 표가 판매되지만 회차 당 수량이 정해져 있어 선착순으로 마감된다고 한다. 방문한 2022.12.18.(일)에는 오후 1시 이전에 현장 예매가 모두 마감되었다고 한다. 보통 월, 화의 경우 오후 2 ~ 3시쯤 현장 매진이 된다고 하며 금, 토, 일요일의 경우 더 일찍 매진된다고 한다. 예매는 선착순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매표소 오픈 시간에 맞춰 조금 일찍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 전시 안내 >
프롤로그_ 더 멀리, 합스부르크가의 비상
테마_ 갑옷은 패션이다!
1부_ 황제의 취향을 담다, 프라하의 '예술의 방'
2부_ 최초로 박물관을 꾸미다, 티롤의 암브라스 성
3부_ 매혹의 명화를 모으다, 예술의 도시 빈
4부_ 대중에게 선보이다, 궁전을 박물관으로
5부_걸작을 집대성하다, 빈 미술사 박물관
에필로그_ 더 가까이, 오스트리아에 전한 조선의 마음
프롤로그_ 더 멀리, 합스부르크가의 비상
10세기 스위스 북부 지역의 백작 가문이었던 합스부르크 가문은 1273년 루돌프 1세가 신성로마제국 황제가 되면서 '동쪽 영역'이라 불리던 오스트리아 지역으로 진출한다. 신성로마제국은 서로마제국을 잇는 후예로서 신성로마제국의 황제가 된다는 것은 로마 황제의 권력을 계승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더 멀리'라는 좌우명을 가진 가문답게 합스부르크 사람들은 오스트리아에 정착한 후 점점 세력을 넓힌다. 마침내 16세기에는 프랑스와 영국을 제외한 유럽 대부분의 지역과 아메리카와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이룬다.
합스부르크 가문이 유럽의 중심이 되도록 설계한 황제, 막시밀리안 1세
막시밀리안 1세 (베른하르트 슈트리겔 1460-1528) 원작을 모사 1508년 이전 나무에 유화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는 강력한 제후 세력과 맞서야 했고 실질적인 통치력은 약했다. 1508년 황제가 된 막시밀리안 1세는 군주의 권위와 명성을 드러내기 위해 초상화를 선전수단으로 활용했다. 황제는 갑옷을 입고 오른손에는 황제의 홀을, 왼손으로는 검 손잡이를 쥐고 '명예의 천'이라 부르는 화려한 붉은색 천을 배경으로 서 있다.
1508년 신성로마제국 황제로 등극한 막시밀리안 1세는 결혼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동맹을 맺어 제후들이 무시할 수 없는 황제의 권위를 세웠다. 막시밀리안 1세는 마리와 결혼하여 부르군트 공국을 얻었고, 아들과 딸은 스페인 왕실의 공주, 왕자와 결혼시켜 손자와 손녀는 보헤미아 왕실의 공주, 왕자와 결혼시켜 동유럽까지 손에 넣었다. 막시밀리안 1세는 합스부르크 왕가가 유럽의 패권을 쥘 수 있도록 기초를 다진 진정한 설계자였다.
카를 5세는 고대 신화 속 헤라클레스의 용맹함에 빗대어 절대적인 황제의 통치력을 드러내고 싶어 했다.
켄타우로스 에우리티온을 죽이는 헤라클레스 (안토니오 수시니 1558-1624) 1600년경
에우리티온은 올레노스의 왕 텍사메노스의 딸과 결혼하고자 왕을 위협하지만 헤라클레스와 결투를 벌여 죽는다. 조각은 헤라클레스가 켄타우로스를 죽이는 순간을 묘사한 것으로 수시니가 그의 스승이었던 메디치 가문의 궁정 조각을 잠볼로냐의 작품을 복제한 것이다. 눈에 눈동자와 홍채를 새긴 것은 수시니 작품의 특징이다.
테마_ 갑옷은 패션이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특별한 패션, 갑옷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 갑옷은 남성이 소유할 수 있는 가장 비싼 물건 중 하나였다. 전투 때 몸을 보호하는 기능만 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지위와 권력을 나타내기도 했다. 갑옷이 빛을 발한 대표적인 행사는 중세 후기와 르네상스 시기에 유행한 마상 시합이다. 마상 시합의 형식에 따라 특화된 갑옷이 필요해 주로 부품을 조립식으로 제작했다. 부품 수가 많을수록 비싸고 기능이 다양한 갑옷으로 여겨졌다. 단순히 전투를 위한 목적만이 아닌 시대의 패션으로서 유행에 따라 갑옷의 형태도 달라진 합스부르크 왕가의 대표 수집품이다.
막시밀리안 1세의 갑옷 (로렌츠 헬름슈미트 1450-1515) 1492년경 강철, 황동에 도금, 가죽
1508년에 신성로마제국 황제가 되는 막시밀리안 1세가 1490년대 초 합스부르크 가문의 세습 영지를 지배하게 된 것을 기념하며 주문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록으로 전하는 갑옷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갑옷 제작 역사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무릎 보호대 양쪽에 돋을새김이 장식되어 있다. 로렌츠 헬름 슈미트는 막시밀리안 1세의 황실 갑옷 장인이었는데 로렌츠 가문은 16세기 중반까지 합스부르크 황제들을 위해 갑옷을 제작했다.
루돌프 2세의 '리본 장식' 갑옷 (안톤 페펜하우저 1525년경-1603) 1571년경 연철, 금, 황동, 직물, 가죽
갑옷 전체를 장식하는 금색 리본과 잎 무늬가 인상적이다. 리본 장식을 의미하는 플레히트반트라는 갑옷 이름은 이 장식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 마상 창 시합용 갑옷은 중세부터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강철 치마가 없는 구조로 제작되어 지상 결투에 적합하도록 했다. 막시밀리안 2세가 1570년 열린 동생 카를 2세 대공과 바이에른의 마리아 안나의 혼인식 기념 축제에 참여하는 아들 루돌프 2세를 위해 이 갑옷을 주문한 것으로 추측한다.
페르디난트 2세 대공의 독수리 장식 갑옷 (외르크 조이젠 호퍼 1528-1580) 1547년 연철, 아말감 도금, 황동, 가죽, 천
현존하는 르네상스식 갑옷 세트 중 가장 큰 것으로 총 90개의 부속으로 구성되어 있다. 옛 오스트리아의 상징인 독수리가 금박으로 장식되어 있어 독수리 갑옷으로도 불린다. 이 갑옷은 페르디난트 1세가 아들 페르디난트 2세 대공을 위해 황실 갑옷 제조공 외르크 조이 조이젠 호퍼에게 주문해 제작된 것이다.
세로 홈 장식 갑옷 (빌헬름 폰 포름스 1세 1501-1537) 1525-30년경 연철, 가죽
갑옷 표면의 세로 홈은 당시 의복의 주름 장식을 모방한 것이다. 홈 장식은 빛을 반사해 표면을 빛나게 하는 효과를 내고 갑옷의 강도를 높여 보호 기능을 강화했다. 얼굴 표정을 연상하게 하는 투구는 마상 창 시합과 함께 열린 가면극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 갑옷은 뷔르템베르크의 울리히 공작이 실제 사용했던 것으로, 그의 손자가 페르디난트 2세 대공에게 선물한 것이다. 페르디난트 2세 대공은 티롤의 암브라스 성에 '영웅들의 무기고'를 지어 무기와 갑옷을 수집하고 전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갑옷을 어떻게 입는지? 갑옷을 입으면 불편하지 않는지?
갑옷에 관한 궁금증에 관한 해답을 동영상으로 준비해놓아 갑옷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마상 시합의 종류
마상 시합은 11세기부터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형식을 갖춘 것은 막시밀리안 1세 때였다. 마상 시합은 본래 훈련의 일종으로 시작되었으나, 개인의 용맹함과 무예를 드러내고 역동적인 경기를 관람자에게 보여줄 수 있어 크게 유행했다.
마상 시합에는 크게 네 종류가 있다.
1. 날카로운 창으로 하는 마상 시합
날카로운 창으로 상대의 방패나 머리를 공격해 말에서 떨어트리면 점수를 얻는 시합
2. 보호대를 씌운 창으로 하는 평화 시합
창끝에 뭉툭한 보호대를 씌우고 공격해 상대를 말 아래로 떨어트리면 점수를 얻는 시합
3. 지상 결투
말을 타지 않고 지상에서 검으로 결투해 승패를 가리는 시합
4. 자유 마상 시합
창으로 하는 시합과 지상 결투를 결합한 형태의 시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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