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_ 최초로 박물관을 꾸미다, 티롤의 암브라스 성
티롤 지역에 최초의 박물관을 만든 페르디난트 2세 대공
남다른 수집벽으로 유명한 페르디난트 2세 대공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대표 수집가이다. 아버지 페르디난트 1세가 오스트리아 세습 영지를 세 아들에게 나누어 상속할 때 오스트리아 서쪽 지역인 티롤 지역을 물려받아 1564년부터 1595년까지 통치했다. 그는 갑옷, 무기, 회화, 온갖 이국적인 소재의 공예품 등 폭넓은 범위의 예술품을 대량 수집했고, 암브라스 성 내에 수집품을 전시하는 특별한 공간을 마련했다. 현재까지도 16세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이 공간은 페르디난트 2세 대공이 직접 진열장을 설계하고 전시품이 위치를 지정했다. 전시할 수집품의 재질과 성격에 따라 진열장의 소재와 벽 색깔까지 대공이 직접 결정했다는 점에서 오스트리아 최초의 박물관이라고 부를 수 있다.
페르디난트 2세 대공. 16세기 후반 캔버스에 유화
헤라클레스의 곤봉을 든 페르디난트 2세 대공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 황금 양모 기사단 휘장을 목에 건 대공을 둘러싼 화환은 통치권자의 권위를 강조한다. 대공은 종교 대립이 심했던 티롤에서 비교적 온건한 입장을 추했다. 그 결과 다양한 종파가 자리 잡고 예술이 발달하면서 르네상스 인본주의가 티롤에 유입됐고 이는 그의 수집품에 반영되어 암브라스 성에 남았다.
16세기의 티롤
티롤은 대대로 합스부르크의 대공들이 다스린 지역으로 오스트리아와 스위스를 연결하는 곳에 있으면서 이탈리아와도 접하고 있어 로마제국 시대부터 진략적 요충지였다. 이 지역도 16세기 종교 분쟁을 피할 수 없었는데, 페르디난트 2세 대공은 다른 합스부르크 사람들과 달리 종교에 온건한 태도를 보였다. 그 결과 여러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어 문화적으로 르네상스가 꽃 피게 된다.
페르디난트 카를 대공 (프란스 라위크스 1604-1668) 1648년경 캔버스에 유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프랑스식 옷차림을 한 페르디난트 카를 대공(1628-1662)의 모습은 그가 패션에 민감하고 허영심이 많았음을 드러낸다. 의복을 장식하는 리본과 나비모양 매듭은 '갈랑'이라 불리던 프랑스 패션의 요소로 17세기 중엽 유럽에서 유행했다. 작품을 그린 프란스 라위크스는 루벤스(1557-1640)에게 훈련을 받은 후 티롤을 다스린 합스부르크 가문 사람의 초상화를 여러 점 제작했다.
성 가족 (안젤로 솔리메나 1629-1716) 17세기 중엽 캔버스에 유화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 사이의 애정 어린 관계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요셉은 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고 배경에는 양과 소, 당나귀가 있다. 이탈리아 출신 화가 안젤로 솔리메나는 주인공들 사이의 안정된 구도를 만들기 위해 원형 틀 안에 인물들을 배치하여 세 사람의 관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우물가의 리브가와 엘리에셀 (오타비오 바니니1585-1643) 1625-26년경 캔버스에 유화
구약 성경에서 아브라함은 아들 이삭의 신붓감을 고르기 위해 시종 엘리에셀을 라반에게 보낸다. 그는 우물가에 멈춰 서서 낙타에게 물을 먹이는 여성이 신이 신부로 정한 사람임을 알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작가는 리브가가 낙타에게 먹일 물을 엘리에셀에게 주는 순간을 그렸다. 17세기 피렌체에서 활동한 화가 오타비오 바니니는 생동감 있는 인물 묘사와 강렬한 색의 표현으로 주목받았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예술 후원
빈 미술사 박물관 공예관에는 독일 출신 화가 율리우스 빅토르 베르거가 1892년에 그린 길이 17미터, 폭 6미터의 거대한 천장 그림이 있다. 이 그림에는 예술 후원자였던 왕가의 사람들과 당대 교류한 예술가, 학자 등 총 44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합스부르크 사람들의 예술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으로 탄생한 문화유산은 빈 미술사 박물관에 남겨졌고 이제 시공간을 넘어 우리와 만나게 되었다. 막시밀리안 1세부터 카를 6세까지 약 200년에 이르는 왕가와 예술사의 특별한 이야기를 만나보자.
빈이 낳은 천재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41번 교향곡 '주피터'의 2악장을 들으며 바이올린 선율이 연주하는 천상의 멜로디와 천장 그림을 함께 살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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